2023년 2월 21일 화요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제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거나 본회의 직회부로 법률안이 통과될 수 있습니다.
이전 게시글에 이어 노란봉투법의 쟁점 등을 자세하게 짚겠습니다.
노란봉투법 총정리 2.
노란봉투법, 개정 내용 다시 보기
노란봉투법은 노조법 2조와 3조를 수정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조 수정은 회사측과 노동자측의 범위를 넓혀서 쟁의권을 더 확대했습니다.
3조 수정은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여 나타난 손해에 대해 회사측이 배상 청구를 무분별하게 하지 못하게 막는 목적입니다.
각 조항을 더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2조의 2"에서는 회사와 노동자의 범위를 넓혔다는 건 "하청 노동자와 노조가 원청 기업을 대상으로까지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2조의 5"에서 쟁의행위의 조건을 임금 등 근로조건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 미준수 또는 정리해고와 같은 권리분쟁까지 확대했습니다.
배상 청구를 막대하게 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은 3가지의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로, '3조의 1'에서 노조가 손해배상 해야할 법적 범위를 줄이는 것입니다.
둘째, '3조의 2'에서 손해배상 상한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3조의 3'에서 판사가 손해배상금을 경감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노란봉투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
노란봉투법은 아주 큰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그만큼 찬성과 반대도 치열합니다.
노란봉투법 찬성 측은 회사의 자본으로 노동자의 협상력을 억누르는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라고 합니다.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가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저지한다고 주장합니다.
노란봉투법 반대 측은 기업의 경제활동이 법적으로 위협받는 법이라고 우려합니다.
먼저, 민주노총 내 강성 노조원 등으로부터 불법 파업 등을 막을 수 없고, 이에 면죄부를 주는 법이라고 합니다.
둘째, 쟁의행위로 인한 교섭 기간 증가로, 기업의 영업 손실과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셋째로, 노사관계 이외의 사안까지 노조가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방기하는 법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장 강력한 구속 수단은 돈이라고 하죠.
기업은 노조의 쟁의행위 기간에 휴업 손실을 겪습니다.
폭력행위까지 있다면 운영 장비 등의 손실까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노조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기업은 수많은 돈이 모여 자본을 형성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곳입니다.
개별 노동자나 노조가 대항하고 감당할 돈의 규모가 아닙니다.
하지만 기업의 손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도 커집니다.
회사가 돈을 벌어야 사장이든 노동자든 돈을 벌게 됩니다.
그러나 경찰과 쌍용차 사측의 수십 억대 손해배상으로 노동조합의 권리가 강하게 위축되는 측면에 저항하여, 정의당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강하게 부딪칠 수밖에 없던 노사정 관계인데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법안 개정이고,
쟁의행위로 인한 간접 손실이 얼마든지 불어나도 이 부담을 기업이 다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노란봉투법, 국회 환노위 통과 이후는
2023년 2월 21일 화요일, 대한민국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노란봉투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제 본회의 통과는 시간문제라고 봐도 됩니다.
일반적으로 국회 상임위에서 법률안이 통과되면 법 체계나 문구가 이상한 게 없는지, 기존 법률과 대치되는 점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역할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합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정치적으로는 양원제 의회의 상원 역할과 비슷합니다.
원래 그러면 안되지만, 소수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장악하면 다수당의 압력을 버텨내는 무기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법사위에서 의결을 지연시키면 본회의에 올릴 수 조차 없거든요.
하지만 이 또한 약해졌습니다.
국회법 86조를 개정하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60일간 통과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법률안을 만들고 심사한 원래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바로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본회의 직회부'라고 합니다.
본회의에 올라가면, 법률안 등 처리를 위한 일정을 국회의장과 교섭단체들이 결정하고, 그 일정에 따라 각 안건을 국회의원 전체 수의 절반이 참석하고 참석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거나 반대합니다.
현재 야당 의석이 노란봉투법 통과를 지탱하므로, 본회의에 넘어가기만 하면 통과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대통령제를 채택했고, 대통령이 의회의 권한 행사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권한이 대통령 거부권입니다.
대통령이 이유를 문서로 기재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의회는 일반적인 과반수 찬성보다 어려운 조건으로 안건을 의결해야 법을 시행시킬 수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이 본회의로 직회부되거나 의결되면 그 상황을 추가로 작성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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