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의 경영권 분쟁이 예상대로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여러 폭로와 여론전, 빠른 인수 시도가 경영진과 하이브 사이에서 빗발칩니다.
SM은 이전에 예고했던 3.0 체제를 한꺼풀씩 공개하고 있습니다.
SM 경영권 분쟁 대강 정리
SM 경영권 분쟁, 경영진의 폭로와 하이브의 조기 매수
2월 17일, 이수만의 처조카인 SM 이성수 대표이사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하이브와 이수만을 저격했습니다.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하이브가 현장 실사 없이 1조원 인수를 발표한 것, 둘째로 하이브가 이사회와 경영진과 한 차례의 상의도 없던 것,
그리고 하이브 내부인사를 포함하여 7인의 등기이사를 추천한 것입니다.
하이브 자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습니다.
SM의 배당을 이야기하며, 자사의 배당은 이루어지지 않는 점,
전자 투표와 이사회 의장 분리 선출 등 자사가 적용하지 않는 제도를 추진하는 점이 모순이라는 것입니다.
또 이성수 대표는 이수만에게 집착과 욕심을 거두라며, 자신과 함께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자고 했습니다.
유튜브 게시 전날, 이수만이 처조카인 이성수와의 관계를 거론한 것을 인용하며,
상장된 주식회사는 개인 회사가 아니라는 점과 함께, 이수만을 비판하고 저격한 것입니다.
또 별도의 유튜브 영상과 공고로 하이브의 SM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수만과 하이브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22일 수요일 어제,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14.8%(352만3420주) 지분 인수를 완료해 SM의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날짜입니다.
물론 별도의 이사회 의결이 없는 이상, 2022년 12월 31일까지의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주주총회에서는 하이브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대신 이수만이 의결권을 하이브에게 위임했죠.
SM의 어닝 서프라이즈, 성장 가능성 또는 주주 설득하기
SM은 20일 월요일,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SM은 전년 같은달 대비 매출액이 18%, 영업이익이 7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일시적인 부동산 매각수익을 제외해도 30%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팬데믹의 끝을 달리는 상황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정상화되는 흐름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SM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신청 마감일(3월 1일) 이전에,
SM 3.0 체제를 온전히 발표해서 주주를 설득하려는 것 같습니다.
SM은 IP 수익화 전략과 글로벌 확장 투자 전략을 21일과 23일 연이어 공개했습니다.
멀티플랫폼과 음원 퍼블리싱, 팬 플랫폼 통합 등으로 강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큰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어떻게 움직일까요?
주주총회 의결권 기준인 2022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8.96%, 컴투스가 4.2%, KB자산운용이 3.83%의 SM 지분을 가졌다고 합니다.
특히 컴투스는 최근에 SM엔터 투자에 압도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회자되었습니다
SM 분쟁, 흥미 있는 관전 포인트 3가지
먼저 얼라인파트너스가 역시나 수익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라는 점입니다.
얼라인은 하이브가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신청한 점을 비판하며, 더 높게 공개매수해서 SM이 제 가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얼라인은 카카오가 주당 9만원에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받는 점에 대해서는 찬성했습니다.
심지어 하이브가 4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을 들어, 차라리 100% 지분 확보로 완전히 인수하라는 무리한 주장도 내놓고 있습니다.
둘째로, 카카오와 하이브가 매수에 나선 지분은 다음 달에 치러질 정기주주총회에서 힘을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사회가 작년 12월 31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주주총회에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1%의 지분으로 SM의 변화를 야기했지만, 표싸움에서 경영진과 카카오, 얼라인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소액주주와 기타 기관투자자가 어떻게 판단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여기에 이수만 최대주주는 자신의 주식 의결권을 하이브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경영진은 '명의개서', 지금 변화해있는 주식 지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러면 하이브의 지분도 인정받아야겠죠. 경영진의 머리는 복잡할 겁니다.
셋째로, 카카오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냐는 점입니다.
하이브는 현재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신청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주주들은 12만원 아래에 주식을 매수해놓았다면, SM의 진짜 가치, 또는 경영권 프리미엄 가격인 12만원에 매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를 타서 SM의 주가는 12만원을 돌파하고 말았습니다.
과연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선언해서, 하이브의 지분을 따라잡으려고 할까요? 아니면 화해를 시도할까요?
카카오는 유상증자로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CJ 등과 SM 지분 매수를 이유로 연합할 것이라는 단독 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카카오가 공개매수로 지분을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비쳐질 것입니다.
그리고
2월 22일 수요일, SM은 결전의 날인 정기 주주총회를 3월 31일에 소집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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