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행동주의 펀드, 주주행동주의의 의미와 영향력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조금 짚어보겠습니다.
행동주의펀드와 스튜어드십코드
HYBE의 SM 지분 인수,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방탄소년단을 만든 방시혁 의장의 하이브(HYBE)가 SM 주식의 인수를 선언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를 산업으로 만든 SM의 상징성은 매우 큽니다.
서로의 컨셉이 대척점에 섰다고도 할 수 있는 이 두 기업의 결합은 어떻게 성사가 되었을까요?
2019년 KB자산운용이 SM에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행사하며 이 상황은 시작됩니다.
SM의 '매출의 6%', 특정 연도의 영업이익 46%가
이수만 최대주주의 개인 회사에 수수료로 지급되는 등의 상황을 지적하며,
KB자산운용이 지배구조와 경영을 개선할 것을 요구합니다.
주주자본주의와 기업가 정신, 무엇이 옳은가
주식회사는 사람들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회사입니다.
그 자본금의 주인을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원리가 주주자본주의입니다.
그리고 기업가는 새로운 기회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 그 자체를 창출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습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합니다.
혹자는 이 두 가지가 충돌한다고 했습니다.
주주는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하기에, 기업의 장기 성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을 운영할 기업가가 경제 성장에 적합하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변화하고, 질적으로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주주행동주의, 변화하는 주주자본주의의 이름
오히려 주주가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위해 변화와 가치 창출을 요구하게 됩니다.
단순히 배당과 주주환원 정책만 노리는 게 아니라 기업의 꾸준한 성장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이를 주주행동주의라고 합니다.
주주행동주의를 강하게 지탱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일부 대주주나 CEO의 사익추구, 지대추구 행동을 견제하는 것입니다.
횡령과 배임, 또는 잘못된 경영을 견제하여 기업의 가치가 향상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이를 통한 수익성 제고입니다.
주주행동주의에 따라 행동한 투자 성과가 시장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반대로 주주행동주의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먼저 일관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문적이지 않은 주주들의 영향력이 센 경우, 기업이 장기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주주가 주장하는 내용이 틀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집단지성이 시장과 CEO를 뛰어넘을 수 있지만, 주주들의 결정이 항상 옳을 수는 없습니다.
또 기업이 장기 성과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이를 주주들이 거부함으로써, 시장 선두에 설 기회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기관투자자의 행동주의, 스튜어드십코드
이러한 행동주의 전략이 드러나는 곳이 기관투자자의 결정입니다.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가
기관 또는 수탁자의 이익을 위해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CEO나 다른 대주주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기관과 수탁자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2017년을 전후로 도입하였습니다.
한국ESG기준원의 KSC한국스튜어드십코드에 따르면,
연기금,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현재 205개의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코드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공적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SM과의 경영권 분쟁 한 가운데 있는 얼라인파트너스도 행동주의 펀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금을 투자한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서 SM에 승부수를 건 것이죠.
이러한 자산운용사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주주는,
이 사람들의 안건에 동조하거나, 주주총회에서 주식 지분을 위임할 수도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 또는 정부의 경영 개입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이루는 것들 중 하나는 북한과의 갈등이고,
또 하나는 기업 경영이 대주주와 이른바 "오너"에 좌지우지되는 것입니다.
횡령과 배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이용한 경영 승계와 기업 지배구조가
기업 가치의 상승 여력을 꺾어버리는 것입니다.
내 자본금과 대출금을 빼먹는 기업과 CEO에게 왜 돈을 투자하겠어요?
그래서 주주행동주의와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것들에 적극적으로 부딪칩니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를 이유로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했으니까요.
결국 기관투자자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긴 했습니다만.
다만 연기금의 최대 주주는 대한민국 정부이며 국민이기 때문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명분으로 정치가 기업 경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있습니다.
SM 주가로 보는 주주행동주의, 긍정적인가
하이브는 이수만의 주식 보유분을 대거 인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매수가 아니라 경영권 인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때 하이브가 주가보다 더 높은 금액에 인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지, 2월 9일 종가가 97,800원인데,
2월 10일 종가가 114,700원으로 전일 대비 16.45%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SM의 주가 상승이
주주행동주의가 올바르게 작동해서 기업의 제 가치를 찾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순간적인 이슈에 따른 단발성 폭등일까요?
확실한 건 주주행동주의든 기업가정신이든
장기적인 기업 가치의 향상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행동주의를 통해 내가 공부하던 기업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조짐이 보인다면,
투자를 고민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SM 경영권분쟁도 포스팅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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