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와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이 SM 경영권 분쟁으로 번졌습니다.
SM의 경영진은 3.0체제를 발표했고, 이수만은 하이브를 끌어들여 사태를 확전시켰습니다.
양측은 강하게 부딪쳤고, 주주총회에서 판가름이 날 예정입니다.
SM 3.0과 이수만의 저항
SM 3.0, 어떤 내용일까
SM은 자신들의 역사를 2단계로 나누었습니다.
K-pop을 확립하고, K-pop을 세계화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경영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사업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꾀하며,
팬과 주주 중심의 SM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영진이 SM 3.0을 다 밝히지는 않았지만,
4대 핵심 전략 중 멀티레이블 체계 구상은 발표했습니다.
다른 전략은 2월과 3월 중으로 마저 발표할 것이라 했으나, 경영권 분쟁으로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의 단일 프로듀싱 체계로 아티스트 발굴 속도가 느린 것을,
1년에 2팀 이상 데뷔할 수 있도록 사내 레이블을 구축하겠다는 것입니다.
SM은 점차 사업 수익화, 해외 진출 확대 등 나머지 핵심 전략을 발표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짚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가지입니다.
외부 소싱을 극도로 줄이면서, 단일 프로듀싱 체제를 극복한다는 것.
이는 이수만 총괄의 영향에서 벗어나겠다는 경영진의 개혁의지, 또는 이수만에 대한 반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SM의 최대 주주는 이수만입니다.
주식회사는 지분을 누가 더 많이 가졌는지 다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은 이수만에 반기를 들기 위해, 자신들에게 보다 우호적인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충돌, 누가 승리하는가
SM 3.0이 발표된 이후 수 일이 지나,
카카오는 유상증자 형태로 SM 지분 9.05%를 확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끝나도, 로열티가 계속 지급되는 약정이 있다며,
약정 이행이 법률 위반과 특수관계인 부당지원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항해 이수만은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습니다.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전환사채나 유상증자를 발행하려면 경영상 목적이어야 하는데,
경영권 분쟁 중 지분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또 이수만은 하룻밤의 장고 끝에, 하이브와 접촉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는 이수만의 보유 지분 중 80%, SM 지분의 14.8%를 인수하고, 시장에서 거래 중인 주식 25%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브는 자신들이 SM을 인수한 이후에도 SM의 유산(레거시)은 존중하며,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 회사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만, 이 경우에도 이수만의 경영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어찌되었든 이번 하이브의 인수로 이수만은 경영과 SM 지분에서 모두 손을 떼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이브에게도 걸림돌은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이브의 SM 인수가 시장 독점이 아닌지 심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점은 시장의 후생을 해친다는 것이 기본입니다.
지분 15% 이상을 매수할 때, 심사 대상이라고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15% 이상이 아니라도 중대하다면 충분히 심사할 수 있다고 스스로 해석했습니다.
한 언론사는 위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카카오의 지분 확보는 물론, 이후의 SM 인수 및 협력 시도는 아주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렇게 카카오는 경영권 분쟁에서 이탈할 수 있습니다.
또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카카오와 얼라인, SM 현 경영진의 지분이 29%에 불과하므로,
하이브의 43%를 이기지 못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관심이 쏠리는 기업이므로, 국민연금 등의 큰 손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텐데, 결국 경영진은 소액주주를 포함한 표싸움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카카오가 추가로 지분을 사들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SM의 경영권 분쟁, 카카오와 네이버의 싸움으로
각 아이돌과 인플루언서마다 유료 팬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버블'과 같은 앱이 대표적이죠.
하이브도 '위버스'를 운영합니다.
하이브는 'V라이브' 사업부를 네이버에게서 인수했고, 네이버는 위버스컴퍼니에 출자했습니다.
하이브와 네이버는 적어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이해관계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카카오로 돌아가보죠.
이번 SM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카카오지만, 공시 자료에 '나중에 카카오엔터한테 지분 넘길게'라고 써있다고 합니다.
자회사인 카카오엔터에 지금 당장은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이렇게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카카오는 국내 중심 기업이라는 취약성을 극복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SM과의 협력 또는 인수에 수 년간 공을 들여온 것입니다.
심지어 카카오엔터는 상장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하이브와 카카오가 부딪치는 건, 네이버와 카카오가 엔터 시장에서 부딪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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